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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두피 치료과정, 건선두피 식습관, 긴글,혐오짤주의(칼시베타겔, 탈모, 식습관, 스테로이드, 건선두피 호전, 광고아님)

by 푸르르링구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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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를 다시 가야겠다고 결심한 이유


22년 5월에 건선 진단을 받았고, 지금은 꾸준히 관리를 하고 있다(물론 중간에 한번 관리를 포기한 적도 있었지만..)


내가 본격적으로 다시 피부과에 가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탈모' 때문이었다.
나는 주기적으로 두피 사진을 찍어두곤 했는데, 2019년도와 현재의 머리숱이 확연히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지루성(이제는 건선?) 초등학생 때부터 있었고, 그냥 계속 치료가 안되니까 그러려니하고 살았는데, 탈모가 너무 심해져서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심해졌던 날에는 피부과를 갔는데, 그때마다 의사들은 '지루성 두피 때문에 탈모치료를 할 수 없어요. 지루성 두피를 좀 치료하고나야 탈모치료를 할 수 있어요' 라고 말했다.

 

 

아래 혐오짤 주의





한창 과자나 인스턴트 식품 많이 먹고 운동도 거의 안했을 때 내 두피 상태다. 두피상태가 이렇게 심각한지 잘 몰랐다. 얼굴에 생겼으면 바로 알았겠지만, 나는 두피 뒤쪽이 가장 심했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사진을 찍지 않는 이상 그 심각성을 모른다. 그러다가 엄청 심각한 간지러움과 등 뒤에 각질들이 눈처럼 쏟아질 때 그 심각성을 깨닫는다.

각질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내 방도 더러워진다. 아무리 청소를 해도 며칠마다 한번씩 좀벌레가 나와서 깜짝깜짝 놀란다. 수많은 내 각질을 먹은 덕에 포동포동 살찐 좀벌레를 볼 때마다 내 자신이 좀벌레가 된 마냥 혐오스럽다.

각각의 사진을 보면 잘 모르겠지만, 2019년과 2021년 머리카락이 아주 많이 빠진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정말 대머리 되는거 아닌가..


그러다가 작년부터 얼굴에도 비슷한게 생기기 시작했는데, 점점 크기가 커졌다.
처음에는 눈썹 위에 뾰루지 같은 것이 나서 계속 긁었다. 딱지가 생기면 또 긁고 그랬다. 처음에는 좁살만큼 피부가 벗겨졌다. 그때라도 약을 발라줬으면 좋았을텐데 나는 계속 긁었다. 그리고 12월이 되자 점점 넓게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도 바로가진 않았다. 그냥 후시딘이나 마데카솔을 번갈아 바르며 호전되는 것을 기다렸다. 근데 점점 느낌이 딱 내가 두피를 긁어 딱지를 떼도 그 다음날 똑같이 각질이 생기는 그 상태가 되었고, 소름이 돋았다.

두피는 안 보이는 곳이지만, 얼굴은 절대 안돼...

그동안 내가 병원을 안갔던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여러 피부과를 갔지만 모두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피부질환은 완치가 없다. 그냥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것 뿐이다. 병원에 갈 때마다 독한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고, 그 약빨이 다 떨어져나가면 내 두피는 다시 원래상태로 돌아왔다.
의사들은 형식적으로 진료를 보고 약을 처방한다. 그 약을 먹는 환자가 겪는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다. 피부 질환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예전에 모 개그우먼이 피부질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가 뜬 적이 있었다. 피부질환으로 이런 선택을 하냐는 글들을 보았었는데, 나는 그 심정이 이해갔다.

피부과 약을 많이 먹다보면 부작용으로 우울증이 온다. 내가 피부과 약을 오래 먹지 못하는 이유가 피부과약을 먹으면 나른하고, 무기력해지고, 속도 불편하고 힘들어진다.

게다가 주변의 놀림과 따가운 시선도 우울증의 한 원인이 된다. 어릴 때 학교 친구들은 비듬이라고 놀리기도 했고, 중학교 때는 어두운 교복이어서 그 위로 떨어지는 두피 각질들로 계속 신경을 써야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늘 신경쓰고, 누군가는 장난스럽게 하는 말이 내겐 큰 상처가 된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늘 밝은 색의 옷만 입으며 어두운 옷은 면접복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피부과 진단 : 건선 두피


근데, 이제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년 만에 종합병원급? 피부과에 큰맘먹고 예약을 했다.

진료를 가니 인턴인지 레지던트가 초진을 하고, 드디어 피부과 교수님과 만났다. 의사는 내 두피를 쓱 보더니 건선이라고 했다. (그 분의 진료분야가 건선이었음) 처음에 나는 믿을 수 없었다. 이전까지 나는 상급대학병원에서나 여러 피부과에서나 지루성피부염이라는 진단만 받아왔지 건선이라는 썡둥맞은 질환으로 진단받은 적은 없었다.

 

두피 건선 진단을 받다(feat. 지루성 두피염과 차이)

내 블로그명을 바꿔야하나? 요 몇년 동안 피부과 병원을 가지 않다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동네 근처 병원에가서 진료를 받았다. 집 근처 피부과는 많은데 죄다 미용목적의 피부과다. 피부

allthathealth.tistory.com

그리고 조직검사도 없이 내 피부의 겉표면만 보고 나를 건선이라고 진단내려서 조금 신뢰가 안갔지만 처음으로 건선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이 건선치료제인 칼시베타겔을 발라보기로 했다. 스테로이드 등급 중 2번째로 높은 단계다. (복용약은 처방받았지만 부작용이 우려되어 먹지 못했다. 그래도 알레스틴은 몇번 먹었다)

 

칼시베타겔을 바르다

이 약은 자기 전 1회 바르는데, 너무 많이 바르면 절대 안되고 정해진 용량만큼 발라야 한다. 그리고 하루 지나고 머리를 감으면 되는 방식이다. 고용량 스테로이드제이기 때문에 오랜기간 복용하면 안되고, 각종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일단 이 약을 며칠 동안 발랐는데도 효과가 정말 좋았다.

치료받기 전 두피상태와 비교하면 진짜 깜짝놀랄만큼의 호전이었다. 나는 너무 놀랐다. 별 기대하지 않고 발랐는데 늘 붉은색이었던 내 두피가 살색으로 보이다니...

근데 칼시베타겔을 몇번 바르고 나니 이상하게 눈이 뿌옇게 보이거나 눈에 뭐가 낀 것처럼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 생겼다. 처음에는 단순히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생각했는데, 이 약 복용을 잠시 중단했을 때는 그런 증상이 없어서 검색해보니...

 

[약업신문]피부질환 치료제 베타메타손 성분 시야 흐림 이상반응 추가

피부질환치료제 '베타메타손' 성분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정보 검토결과, '시야흐림' 등의 이상반응이 보고돼 허가사항이 변경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베타메타손' 함유제제 관련 안전성 정

www.yakup.com

위와 같은 뉴스를 찾았다. 의사는 부작용을 모르고 처방을 한 것일까. 아니면 알지만 마땅한 처방약이 없어서 처방한 것일까. 그렇다면 약국에서라도 해당 부작용을 미리 말해줬어야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근데 어떻게 의사나 약사들이 이런 약 부작용까지 하나하나 외우고 있겠는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5월에 진료받고 한 일주일? 정도는 꾸준히 발라주다가 부작용으로 중단했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먹고싶은 초콜렛, 기름진 음식 등을 많이 먹었다. 그리고 6월 말에 다시 두피 사진을 찍어보니..  아래와 같이 또 붉어졌다.


그리고 6.27 두피 상태가 심각해서 자기 저녁부터 칼시베타겔을 도포하고 잤다.
아래는 그 다음날인 6.28의 두피다.  와 진짜 스테로이드약이 얼마나 독하면 반나절만에 이렇게 피부가 깨끗해지는지 요즘 의학기술이 참으로 놀라운 따름이다.

22.6.27 저녁 칼시베타겔 도포 후 다음 날 22.06.28 두피

 

6.27 칼시베타겔 도포 후 다음 날 아침 6.28의 두피

 

22.6.27 저녁 칼시베타겔 도포 후 6.28 아침 두피

그 다음날은 약을 발랐는데도 약간 또 다시 안좋아졌다가 좋아졌다가를 반복한다.

22.6.28 저녁 칼시베타겔 도포 다음날 6.29 머리감고 말린 후
22.6.29 저녁 칼시베타 도포 후 다음날 6.30 아침 머리감은 뒤

머리숱... 어쩔거야.. 건선치료보다 탈모치료가 더 시급한 상황인듯..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쓰면 안좋지만, 또 하루 이틀만 잠시 쓰는 것도 안좋아서
5일만 바르고 중단했다. 이때 약 앞에 포스트잇을 붙여서 복용날짜를 기록했다.


22.6.29 칼시베타겔 도포 후 6.30 저녁에 찍은 두피

 

내가 칼시베타겔을 바른 기간은 22.6.27(월) ~ 22.7.1(금) 5일 간이었다.


건선 두피 칼시베타겔 중단 이후

22.7.4부터는 칼시베타겔을 완전 끊고 난 뒤의 두피상태다.

다행히 중단 이후에도 심각한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건선 두피 치료 전, 후

 

그동안 나는 치료를 받으면서 두피를 이렇게 매일 찍어보고 관리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약을 발라도 얼만큼 나아지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전, 후를 비교해보니 확 달라졌다.

치료를 받기 전과 후의 차이 (칼시베타겔 바름)

 

 

 

그리고 작년부터 얼굴에 스물스물 올라왔던 건선 비슷한 것들은 리도멕스 크림(0.3%)을 바르고 각질상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없어졌다.

얼굴 피부가 다시 깨끗해져서 정말 다행이다. 초반에 잘 잡았기에 약한 스테로이드제를 발라도 바로 나을 수 있었다.

 


건선 두피 치료를 위해 내 식습관 & 행동들

 

1. 건강식 위주의 식사

 

지루성 두피나 건선이나 식습관이 참 중요하다. 나는 건선을 치료하는 동안 매일 또는 자주 먹던 음식들을

끊었었다.

일단 과자, 빵류, 초콜렛, 인스턴트 식품(편의점 즉석식품 포함), 커피, 치즈, 튀김음식, 탄산 끊었다.

 

그리고 최대한 건강식 위주로 먹으려고 했다. 아래는 내가 먹은 식단들이다. 물론 저 아래 있는 모닝빵은 빵이지만 저 안에 건강샐러드는 엄마가 직접 만들어준 것이다. 원래 나였다면 안에 샐러드는 다 빼고 빵만 먹었을 것이다. 

밖에서 먹는 음식은 최대한 신선한 채소가 들어간 것으로 먹었다. 원래는 기름기 많은 파스타나 햄버거 이런거 먹었었다.

 

그리고 비타민 D, 루테인, 프로바이오틱스, 맥주효모, 멀티비타민 등을 챙겨 먹고 최대한 신선한 과일 위주의 식사를 했다.

 

 

아침 식사 메뉴도 개선했다.

 

원래 내 아침식사는 빵이었다. 창고형마트에서 대용량으로 빵을 사서 하나씩 포장해서 냉동에 보관해놨다가 아침마다 먹었다. 근데, 빵을 매일 먹으니 간지러움이 너무 심해졌다.

 

지금은 단호박을 쪄서 개별포장해서 냉동보관해서 먹는다. 단호박을 먹으니 일단 머리 간지러운게 사라졌다. 그리고 주변에서 얼굴살이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침마다 이렇게 챙겨먹는다. 옥수수도 가끔 쪄서 먹었다.

 

이렇게 평일에 열심히 식단관리를 하고, 일주일에 한번 씩은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었다. 근데 이때도 나만의 기준을 세웠다.

한번 먹고 중독될 수 있는 과자, 탄산, 초콜렛은 먹지 말자는 것이다. 내가 정말 어릴 때부터 이 과자랑 초콜렛 끊으려고 노력에 노력을 했지만 결국 한번 입에 대기 시작하면 다시 시작하게 된다. (과자랑 초콜렛에 중독성분 넣어놓은거 아님?

 

그래서 최대한 그냥 한번 먹어도 중독되지 않는 거 위주로 먹었고, 단 케이크를 시키면 음료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걸로 주문한다. 스타벅스는 우유를 두유로 바꿀 수 있어서 그렇게 해서 먹는다.

 

 

 

2. 꾸준한 운동

: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머리에 땀 나는 운동을 했다. 이때 모자는 가능하면 벗고 했다. 왜냐면 모자를 쓰고 운동을 하면 땀이 빠져나가지 않고 머리가 답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근력운동을 가끔씩 해주긴 했는데, 내가 이렇게 근력이 떨어졌다.ㅠㅠ

자괴감이 들었다. 일이 늦게 끝나는 평일에는 운동을 잘 하지 못하지만 스트레칭이라도 꾸준히 해주려고 한다.

 

3. 두피를 시원하게 해준다

내 블로그에 익명의 방문자분께서 써주신 글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정말 감사합니다!) 

여러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그 중에 내가 따라한 것은 자기 전 두피 쪽에 1시간 동안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는 것이었다! 사실 익명의 방문자 분께서 글을 남겨주기 전까지 나는 또 치료를 포기하려고 했다. 스테로이드제를 안바르니 다시 피부가 붉어지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데 늘 내가 포기하려고 할 때 구원투수가 1명씩은 나타나서 도와준다.

이 선풍기 바람을 틀고자니 확실히 두피열이 많이 내려간 기분이 들었다. 

지금 완치까지는 아니지만 전에 비하면 거의 일반 두피와 비슷하게 돌아갔다. 20년 넘게 지루성 피부염으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두피 건선이었나보다 진짜... 어이가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 지루성두피에 좋다는 약용 샴푸가 하나같이 효과가 없던 거였구나. 피부과는 왜이렇게 오진이 많은지 모르겠다.

 

건선 진단 내려주신 피부과 교수님께 감사하다. 진료를 보러 가고싶은데 몇개월 뒤에나 예약이 가능하고, 사실 칼시베타겔 말고 처방해준 약을 안먹어서 나중에 혼날 것 같다ㅋ 조금 더 관리 잘 해보고 호전되면 다시 방문해서 탈모치료를 받을 것이다.

 

내 두피를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많이 부끄럽고, 또 놀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와 같이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두피 건선, 지루성 두피 환자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쓰는 글이다.

 

지난 20년간 나는 치료를 포기한 무기력한 환자였다. '어차피 병원 가도 낫기 힘들거야..'라고만 생각했다.

만성 피부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중에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여러 병원에 방문하고 진료를 받은 끝에 건선두피로 진단을 받아 극적인 호전을 경험했다. 그래서 혹시 지루성 두피염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아무리 처방약을 발라도 계속 낫지 않는다면, 더 큰 병원에 여러 피부과를 다녀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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