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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성두피, 건선/치료일지

건선 조직검사 후기와 조직검사 결과

by 푸르르링구 2022.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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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받았던 피부과 진료, 건선 조직검사 후기를 이제서야 올린다. 

지난번 다른 병원에서 건선인 것 같다는 진료를 받고 나서 좀더 정확한 진단을 받고 싶어서 좀더 규모가 큰 병원으로 방문했다. 규모가 큰 병원은 정말 진료예약하기가 너무 힘들다. 거의 한달 정도를 기다려야 방문할 수 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약 2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진료 봐주시는 교수님께서 정말 친절하셨다. 일단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고, 조직검사는 바로 진행되었다.

 

진료실에서 나와 수납을 하고 다시 치료실에서 조직검사를 했다. 뒤로 누워서 국소마취 후 조직을 살짝 떼고 1-2바늘 정도 꼬맨 것 같다.

피부 조직검사를 받고나서 방수 밴드를 붙여주는데 2일동안은 머리를 감을 수 없다. (만약 조직검사를 받아야한다면, 금요일을 추천한다.)

그리고 조직검사 부위는 계속 방수상태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머리 감는 동안에 테이프를 계속 붙여놨다. 방수테이프는 2일에 한번씩 교체해주면 되는데... 방수테이프가 머리카락에 다 붙어서 고통스러웠다.

조직검사 진료비는 진료비 포함 53,100원이 나왔다.

 


조직검사 부위(혐오짤 주의)

처음에는 이렇게 빨갛게 피가 묻는다. 몇번 갈아주면 그때부터는 피가 잘 안난다. 

상처부위에는 후시딘을 발라주면 된다고 해서 꼬박꼬박 발라주었다.

머리카락까지 봉합을한건가 싶을 정도로 먼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약 바르고 이렇게 붙여줬더니 나중에 내 머리카락 다 뜯길 뻔...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부위가 많이 나아지고 있다.

그리고 한 2주 정도 되니까 상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그리고 2주뒤에 실밥을 빼러 갔다. 실밥 빼는거 무서울 줄 알았는데 5초 컷으로 끝남. 그래서 끝난거 맞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건선 조직검사 결과

 

실밥 빼러 가면서 건선 조직검사 결과도 함께 들었다. 교수님께서 내 조직 슬라이드를 현미경으로 보시더니 건선이 맞다고 한다.

 

나는 이 건선이란 질병을 20년 넘게 지루성피부염으로 알고 있었다. 왜냐면 머리에 생기는 각질 증상으로 병원에 갈 때마다 내게 '지루성피부염'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내가 진료받았던 곳은 피부과 전문의들이 있는 병원이었고, 심지어 국내 BIG5 병원에서 진료받았을 때도 지루성피부염이라고 진단을 받았다. 그 중에 딱 한명의 의사가 '건선인 것 같기도 한데..' 라고 했으나, 조직검사도 해보지 않고 그냥 지루성피부염으로 최종 진단했다.

 

도대체 나는 몇십년동안 잘못된 진단으로 돈과 시간을 낭비한걸까? 

 

어쩐지 내가 아무리 지루성피부염 약을 먹고 발라도 더 심해지고 나아지지 않았다. 약국에서 파는 지루성피부염 전용 샴푸도 써봤고, 피부과 전문의가 처방한 지루성피부염 전용 샴푸도 써봤지만 오히려 더 머리만 떡지고, 간지럽고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

 

내가 어느순간 내 질병을 방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병원에 가서 약이 효과가 없다고 하면, '혹시 건선이나 다른 피부질환인걸까?' 라고 생각하는 의사가 아무도 없었다. 그저 그들은 더 독하고 강한 스테로이드제를 내게 처방했고, 내 피부는 더 만신창이가 되었다. 피부과 약은 정말 독하다. 근데도 의사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왜냐면 본인들은 이 약을 먹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예전에 지루성피부염으로 진단을 받았으니, 계속 지루성피부염이라는 전제 하에 진료를 한다.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이전에 가족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오진을 겪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피부과 전문의들 중에서도 지루성피부염 전문인 의사에게 가면 지루성피부염이라고 한다. 내 피부에 고배율 현미경을 갖다대면서 지루성피부염이라고 한 전문의도 있었다. (물론 한의원도 가봤는데, 거기도 현미경으로 보여주면서 피부에 열이 올라서 체질개선을 해야한다며 한약 권유...몇년을 치료했으나 효과 없음)

 

내가 조직검사를 받은 이유 중 하나도 그거 때문이었다. 처음에 건선인가? 의심이 들어 진료과목이 건선인 전문의에게 찾아가면 당연히 건선이라고 하지 않을까? 예상대로 처음 방문했던 병원에서도 그냥 눈으로만 보고 건선이라고 하니 그게 나는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 내가 이전에 지루성피부염으로 진단 받은 방법과 동일하지 않은가?

 

결국 내가 적극적으로 병을 치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의학정보나 사례를 찾아보고  '건선'인 것 같다는 의심을 하게 되었고, 건선 전문의에게 찾아가서 질병을 치료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나는 식이제한도 해봤으나, 어떨 때는 식이제한을 해도 더 심해지는 때도 있었다.

 

지금은 칼시베타겔을 자주 아니고 가끔만 발라줘도 정말 거짓말처럼 각질이 사라진다. 근데 좀 이걸 바르면 머리가 매우 간지럽긴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낫는 과정인걸까? 아무튼,,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

 

계속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진단명 의심하기

: 의사가 처방하는 진단명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전문분야 전문의를 3명 이상 찾아가고, 가급적이면 조직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

 

약이 몸에 맞지 않으면 중단하기

: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을 그대로 먹어선 안된다. 처방해주는 약의 사용설명서를 꼼꼼하게 읽어봐야한다. 나중에 이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면 결국 나만 힘들어진다. (만약 지루성 피부염 때 진단 받았던 효과없는 독한 약 계속 먹었으면 지금 내 속은 문드러져있을 듯)

 

이제라도 내 정확한 진단명을 찾아서 다행이다. 약이 잘 맞으니 식단 관리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각질이 많이 없어졌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검은색 옷도 마음껏 입고 다니고, 건강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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